안녕하세요! 처음 식물을 키우기로 마음먹으면 보통 꽃집에서 가장 예쁜 아이를 먼저 고르곤 합니다.
저 역시 처음엔 그렇게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얼마 못 가 시들어버린 식물을 보며 자책했던 경험이 있죠.
제가 수많은 화분을 떠나보내며 깨달은 사실은, 식물을 고르기 전에 '우리 집이 어떤 곳인지' 먼저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식물도 사람처럼 각자 선호하는 거주 환경이 있습니다. 무작정 예쁜 식물을 데려오기 전, 우리 집의 3대 요소인 빛, 바람, 온도를 먼저 점검해 보세요.
1. 우리 집 거실의 '빛' 계급도 파악하기
많은 분이 "우리 집은 밝아요"라고 말씀하시지만, 식물이 느끼는 밝기는 사람과 다릅니다.
창문을 통과한 빛, 방충망을 통과한 빛, 그리고 거실 안쪽까지 들어오는 빛의 양은 천차만별입니다.
양지(Direct Light): 하루 5~6시간 이상 직사광선이 내리쬐는 베란다 창가입니다. 허브류나 다육이가 좋아합니다.
반양지(Bright Indirect Light): 창가에서 한 발짝 떨어진 곳이나 레이스 커튼을 통과한 부드러운 빛입니다. 대부분의 관엽식물이 가장 선호하는 명당입니다.
반음지(Low Light): 화장실이나 복도처럼 빛이 거의 들지 않는 곳입니다. 스킨답서스처럼 생명력이 강한 식물만 겨우 버틸 수 있습니다.
먼저 우리 집에서 가장 빛이 잘 드는 곳이 어디인지, 하루 중 몇 시간이나 빛이 머무는지 확인해 보세요.
2. '통풍'은 빛보다 중요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빛이 좋아도 공기가 정체된 곳에서는 식물이 숨을 쉬지 못합니다. 제가 초보 시절 가장 많이 했던 실수가 '문 닫힌 거실'에 식물을 둔 것이었습니다. 식물은 잎 뒷면의 기공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수분을 내뱉는데, 주변 공기가 흐르지 않으면 이 과정이 멈추고 흙 속의 수분도 마르지 않아 뿌리가 썩게 됩니다.
지금 식물을 두려는 자리에 서서 바람이 잘 통하는지 확인해 보세요. 맞바람이 치는 곳이라면 최고지만, 그렇지 않다면 서큘레이터를 돌려줄 각오를 해야 합니다.
3. 계절별 온도 변화를 감당할 수 있는가?
식물은 급격한 온도 변화를 싫어합니다.
특히 여름철 에어컨 바람 바로 앞이나, 겨울철 난방이 직접 닿는 바닥은 식물에게 지옥과 같습니다.
여름: 냉방기 바람이 직접 닿지 않는가?
겨울: 최저 기온이 10도 이하로 떨어지는 공간은 아닌가?
이 두 가지만 체크해도 식물이 갑자기 잎을 떨어뜨리는 비극을 막을 수 있습니다.
4. 나의 '게으름' 혹은 '부지런함' 인정하기
환경만큼 중요한 것이 집사의 성향입니다.
물 주는 것을 자주 잊는 편이라면 건조에 강한 선인장이나 산세베리아가 맞고, 매일 식물을 들여다보고 참견하고 싶다면 물을 좋아하는 고사리류가 맞습니다.
본인의 라이프스타일을 먼저 인정할 때, 식물과 오래 공존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식물을 맞이하는 첫걸음은 쇼핑이 아니라 '관찰'입니다.
오늘 우리 집 거실 구석구석을 살펴보며 어디가 명당인지 지도를 그려보는 건 어떨까요?
